배를 부드럽게 시계 방향으로 쓰다듬어 주면서 아래의 글을 아기에게 다정하게 들려 줍니다.
조금 깨어져 금이 가고, 오래된 못 생긴 물 항아리 하나가 있었습니다.
그 항아리의 주인은 다른 온전한 항아리들과 함께
깨어진 항아리를 물을 길어 오는데 사용했습니다.
오랜 세월이 지나도록 그 주인은 깨어진 물 항아리를 버리지 않고
온전한 물 항아리와 똑같이 아끼며 사용했답니다.
깨어진 물 항아리는 늘 주인에게 미안한 마음이었습니다.
"내가 온전치 못하여 주인님에게 폐를 끼치는구나.
나로 인해 그 귀하게 구한 물이 새어버리는데도
나를 아직도 버리지 않으시다니..."
어느 날, 주인에게 너무 미안하다고 느낀 깨어진 물 항아리가 이렇게 물었습니다.
"주인님, 어찌하여 저를 버리고 새로운 온전한 항아리를 구하지 않으시나요?
저는 별로 소용 가치가 없는 물건인데요."
주인은 물음에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그 물 항아리를 지고 계속 집으로 가고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어느 길을 지나면서 조용하고 부드럽게 말했습니다.
"얘야 우리가 걸어온 길을 보아라."
그제야 깨어진 물 항아리는
그들이 늘 물을 길어 집으로 걸어오던 길을 돌아보았습니다.
그 길가에는 예쁜 꽃들이 아름다운 자태를 자랑하듯 싱싱하게 피어 있었습니다.
"주인님!
어떻게 이 산골 길가에 이렇게 예쁜 꽃들이 피어 있을까요?"
주인이 빙그레 웃으며 말했습니다.
“메마른 산골, 좁은 길가에서
너의 깨어진 틈으로 새어나온 물을 먹고 자란 꽃들이란다."
세상에는 버릴 것이 하나도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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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가야! 이 세상의 모든 것들은 다 그 나름대로의 가치가 있는 거란다.
그래서 내 마음에 들지 않는 물건이나 사람이라도 함부로 대해서는 안 되는 거야.
내가 함부로 대하면 언젠가는 누군가도 나를 함부로 대하게 될 때가 있단다.
그러니 물건이든 사람이든 소중하게 생각하고 다루고, 그것의 존재함에 감사함을 느낄 줄 알아야 하는 거란다. 그리고 무엇이든 제 할 일을 묵묵히 잘 해 내는 것이 그것의 최고의 가치가 되는 거란다.
오늘도 엄마의 작은 궁전 안에서 하루하루 너의 몫을 이루어가고 있을 모습을 생각해 보니 대견한 마음뿐이구나. 건강하게 만나자. 사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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