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리네의 겨울
아가야, 오늘은 엄마가 추운 겨울을 견디고 자라는 여린 보리 이야기를 들려줄 게.
여리지만 생명력이 강한 보리 이야기를 통해 우리도 생명과 시련을 극복하는 것의 소중함을 생각해 보자꾸나.
보리는 북풍이 시작될 무렵에 태어났단다.
얼어 붙기 시작하는 땅에 여린 발을 내리고
파란 몸을 일으켜 살아야 하는 기구한 팔자였대.
그러나 보리는 눈보라가 치는 날에도
아를 악물고서 자람을 멈추지 않았지.
겨울인데도 사흘을 내리 보리밭에 따스한 햇볕이 들었단다.
보리는 모처럼 기지개도 켜고
하품도하면서 무릎을 곧추세웠어.
그런데 이게 웬 날벼락인가.....
주인네 집 식구들이 나타나서
사정없이 보리를 밟아 놓은 게 아니겠니.
윗밭 보리는 하늘을 우러러 원망하였단다.
"아랫밭을 보세요.
좋은 거름에 아무런 억눌림 없이 쑥쑥 자라고 있지 않은가요?
유독 우리한테만 이렇게 견뎌내기 어려운 고통을 줄 게 뭐 있나요?"
그런데 이삭을 내밀어 익혀가고 있던 5월 어느 날 밤이었단다.
먼 바다로부터 비바람이 올라왔어.
비바람은 사정없이 들녘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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